막연하게 어른이 된다는 걸 동경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 동안 해보지 못하던 것들을 할 수도 있다는 자유로움이 포함되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라서 안돼, 넌 애잖니'와 같은 어린아이 취급에서 벗어남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완성된 인격체', '어른'의 또 다른 이름일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어른들이라서 가능했던 모든 것들'이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별로 대단한 것들도 아니었지만, 그 '자체'에 대해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턱에 수염이 하나 둘씩 나기 시작할 즈음부터 어른이라는 자리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앉게 되었습니다.
어른들도 '어른 어른'을 대하듯 대해주니 은근히 기분도 좋고 어깨에 힘도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자아의 완성, 삶의 내밀한 깊이를 이해한다'는 것처럼 대단한 것이 아니라,
단지 '함께, 한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런데, 간간히 어른들에게는 '알 수 없는 힘겨움'들을 비춰지곤 했습니다.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힘겨움들. 저렇게 자유스러운데 무엇이 그렇게 힘겨웠을까요.
할 수 있는 몫이 늘어날수록, 해야할 몫도 늘어나게 됩니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했던 것인지, 무언가를 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인지 구분이 어려워졌습니다.
아름다운 삶의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아름답지 않은 모습들에 내내 시선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호기롭게 결정할 수 있었던 일들이 이제는 더 이상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이 하나의 결정이, 이 후에 어떤 변화들을 일으킬지 조심스럽게 살피게 되고, 또 걱정을 하게 됩니다.
'어린이 된다는 것'은 자유로웠지만, 자유롭기만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어른'이라는 단어는 참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어른스럽다'라는 표현이 결코 아름답고 멋지기만한 것은 아닌 것처럼.
어느덧 '어른'이라는 자리에 들어서고난 후, 내내 '피터팬 컴플렉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유년 시절에는 그토록 어른들의 세계를 동경했었는데, 어른이 되고나니 유년 시절을 동경하게 됩니다.
'좋다, 싫다'를 분명히 말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을.
잘못된 것들을 당연히 '잘못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을.
'나 하나가 아니기에, 나를 바라보는 가족들이 있기에'
유년시절에는 절대 닮고 싶지 않았단 초라한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보게 됩니다.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Anonymous - 2010/01/19 10:39
답글삭제어쩐지 뭔가 어색하며 어색하지 않다 생각했었는데 그것이었군요. ^^;
수정하였습니다. ^^
고운 하루 되세요. ^_^
서점을 둘러보다가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란 책을 봤어요. 정말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었으면 좋겠어요. 어린아이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어른 . .
답글삭제어릴때는 어릴때대로 힘들고 어른이 된 후에는 또 그대로 힘든게 살아가는것이겠지요..
답글삭제둘 중 하나만 그렇지 않아도 세상의 그 수많은 신앙들이 나타나지 않았을까 합니다..
뭐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게요..어른이 되니 무척 바쁘고 할일도 많고..자라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ㅎㅎ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는거구나 하고 느끼곤 합니다..
답글삭제어려서의 실수는 용서가 되지만,
답글삭제어른이 되고나서의 실수는 용서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
그래서 좀 더 빡빡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흰돌고래 - 2010/01/19 19:56
답글삭제동화에서 봄직한 할아버지의 모습 같네요. 해맑은 미소가 가득한.. ^^
고운 하루 되세요. ^_^
@행운유수 - 2010/01/19 22:23
답글삭제생각해보면 어린 시절 힘들었던 것은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아마 머릿 속에서 알아서 어려웠던 것은 열심히 지워버리는 모양입니다. ^^;
고운 하루 되세요. ^_^
@달룡.. - 2010/01/20 08:55
답글삭제저는 하루 하루 다르게 부쩍 커가는 조카들은 보며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아마 어린 저를 바라보셨던 어르신들이 '요 녀석 많이 컸구나'라고 하시던 느낌과 비슷할까요.. ^^;
고운 하루 되세요. ^_^
@rince - 2010/01/20 18:26
답글삭제사실 '큰 아이'을 뿐인데 말이죠.
몰라서 하는 실수는 용서가 되지만, 알면서 하는 '실수'라는 변명은 저역시도 좀.. ^^;
고운 하루 되세요. ^_^
권리가 늘어나면 책임도 늘어나는 법이겠죠..
답글삭제제가 생각하기로 가장 편한 때는 대학생때가 아닐까 싶어요. 어른에 비해서 자유롭고, 권리도 적고, 미래에 대한 꿈이 있으니 말이죠. 물론 이때도 엄청 바쁘지만..
@TendoZinZzA - 2010/01/23 15:20
답글삭제가끔은 홀가분하게 짐들을 내려놓고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고 싶어집니다.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끼고 싶은 것이겠지요..
고운 하루 되세요. ^_^